라면
2020
연주 실황
없음
작시 이재경
누군가에게는 한낱 간식거리일 뿐
반 쯤 먹다 버려도 좋아
어떤 배고픈 날엔 소중한 한 끼 식사
찬 밥까지 말아서 먹지
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어떤이들은
밥상 대신에 후루룩 후루룩
그 뜨거운 눈물을 마시네
숟가락 젓가락 국그릇 밥그릇
쌍쌍이 놓인 밥상은
왠지 더욱 외롭게 느껴져
후루룩 후루룩 후루룩 후루룩
서럽게 매운 눈물을 훔친다
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어떤이들은
차례상 대신에 후루룩 후루룩
그 뜨거운 눈물을 마시네
TV로 보이는 기름진 음식들
사람들 웃는 모습에
그리움만 더욱 더 깊어져
후루룩 후루룩 후루룩 후루룩
모질게 미운 눈물을 삼킨다